Chronicle from 1937 by SEAYOOL, Songhee Kwon, Jaehoon Kim

손에 들고 등에 질 수 있는 양식,
옷,
침구만을 가지고 기차에 오르게 하였으며,
남겨둔 부동산과 가축에 대하여는
보상하게끔 되었으나
전혀 보상하지 않았으며,
이주에 동의하지 않는 고려인들은
다른 나라에 갈 수 있도록 결정서에는 지적되어 있었는데,
조선에 가려고 지망한 고려인들은 오히려 탄압되었으며,
이주 기한은 1938년 1월 1일까지로 되었는데
3월에야 완료되었다.

우리는 추운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 주 잘라가스 초원에
내던져졌다, 버려졌다, 내던져졌다, 버려졌다

우리가 떠난 그곳 노래
통곡의 노래를 부르네
이별의 노래를 부르네
우리 살던 마을은
먼지처럼 사라지고
쑥밭으로 덮혀졌네.
대지에
감옥에는
고통의 비명만
맴도네

죽기살기로 40여일 버틴 기차에서 내렸더니
대지의 감옥에 버려졌구나
영하 수십도 남짓, 아무 것도 없는 황야
기차에 자식잃고 부모 잃은 사람들은 넋이 나가고
“죽으라고 이런 곳에 실어 온 거야!”
통곡이 이곳저곳에서 터지기 시작하는구나.
우리 어린 새끼들과 늙은 부모들이
앞 다투어 죽어가니,
통곡의 장례가 매일 매일 이어지고
광야에 만 여명이 넘는 길 잃은 영혼과
산 사람들의 울음소리만 너울 너울 퍼지는 구나.
그때 마침,
광야에 누군가 나귀를 몰고
방울 소리 달랑 달랑 점점 가까이 들리니.
어디서 왔니?
점심 먹었니?
둥근 빵
이걸 먹어
여기 온 것을 환영해

우리의 소문을 듣고
카자흐인들 빵을 구워 식을까
이불에 둥근빵을
꼭꼭 싸
당나귀에 실어다가
먼저 어린이들과
노인들에게
나누어 주며
무한히 동정하며
방조를
아까지 않은
축복 환대
우리는 그 빵을 먹으며
울며
카자흐 여인들도 우리도
부둥켜 안고 울고
그들은 누구의 지시도
없이
자진하여
우리를
찾아온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 말을 모르니
악수하고 포옹하며
감사를 표현해
선하고 너그러운 자여
우리에게 빵을 나눠주어 고마워,
환대해주어 고마워,
고통을 안아주어 고마워,
생명의 존엄을 알아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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